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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의 식물

합환채

합환채는 지중해 변에서 자라는 풀로서 줄기가 없고 넓은 잎에서는 냄새가 나며 누런 열매를 맺는다. 그 뿌리가 사람 모습을 하고 있어 통속적으로는 <임신 촉진제>로 쓰였다.

 

합환채는 히브리어로 ‘두다임(두다이의 복수)’이라고 하는데 그 뜻은 "사랑의 열매"로 이 열매는 '맥추 때' 곧 시완월(양력 5월 중순~6월 중순)에 결실한다(창세30,14). 이를 영어 성경은 '사랑의 사과'(Love Apple), 일본 성경은 '연애가지'라고 번역했다. 또 아랍인들은 정욕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고 믿어 '악마의 사과'(Devil's Apple)라고 불렀다.

 

서구사회에서 합환채는 가장 미신적이고 공포를 주는 식물 중 하나였다. 합환채 뿌리는 독성이 강해 다량 섭취하면 뇌신경이 손상된다. 유독성분이 규명되지 못했던 옛날에 합환채를 먹고 흥분이 지나쳐서 미쳐버리는 것을 악마의 장난이라고 믿었다. 합환채 과실은 향기롭지만(아가 7,14) 열매 속에는 약하기는 해도 유독성분이 있어서 많이 섭취하면 구토와 설사를 일으킨다. 그러나 중동지역에서는 유독성의 위험을 무릅쓰고 수태력 증진 효과와 약간의 마약 성분으로 부부들이 즐겨 먹었다.

 

고대 사회에서는 극소량을 술에 담가 외과수술용 마취약으로 사용했다. 유효성분이 열매에 들어 있어 이것을 말려 예로부터 약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특히 마취, 최면, 진정, 최음의 효과도 있으며 적당량을 사용하면 치통, 두통 등을 경감시켜 주고 사람 마음을 상쾌하게 해준다. 따라서 서양에서 합환채처럼 영적, 의학적, 미신적으로 크게 영향을 끼친 식물도 흔하지 않다. 합환채를 자귀나무로 오역(공동번역 성서)했지만 자귀나무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부부의 행복과 관계가 깊은 나무이다. 신학교에서는 자귀나무 꽃이 필 즈음이면 여름 방학을 한다고 해서 '방학나무'로 부르니 합환채처럼 자귀나무도 기쁨을 주는 나무임에는 틀림없다.

 

합환채는 성경에 6번 등장 (5번 창세 30,14-16 1번 아가서 7,14절) 한다.

 

[창세30,14-16]

14 밀을 거두어들일 때, 르우벤이 밖에 나갔다가 들에서 합환채를 발견하고, 자기 어머니 레아에게 갖다 드렸다. 라헬이 레아에게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좀 나눠 줘요.” 하자, 

15 레아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내 남편을 가로챈 것으로는 모자라, 내 아들의 합환채까지 가로채려느냐?” 그러자 라헬이 말하였다. “좋아요.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주면, 그 대신 오늘 밤에는 그이가 언니와 함께 자게 해 주지요.” 

16 저녁에 야곱이 들에서 돌아오자, 레아가 나가 그를 맞으며 말하였다. “저에게 오셔야 해요. 내 아들의 합환채를 주고 당신을 빌렸어요.” 그리하여 야곱은 그날 밤에 레아와 함께 잤다. 

 

[아가 7,14] 합환채는 향기를 내뿜고 우리 문간에는 온갖 맛깔스런 과일들이 있는데 햇것도 있고 묵은 것도 있어요. 나의 연인이여 이 모두 내가 당신을 위하여 간직해 온 것이랍니다. 

 

또한 성경에는 라헬이 아들을 낳게 된 것은, 그녀가 합환채의 효과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라헬의 소원을 들으시고 그의 태를 여셨기 때문이다.’(창세 30,22) 결국 '여인의 임신과 합환채는 심리적인 효능 외에 그 어떤 상관관계도 없다'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창세 30,22] 그 뒤에 하느님께서 라헬을 기억하셨다. 하느님께서는 그의 청을 들어 주셔서 그의 태를 열어 주셨다

cafe.daum.net/oradiv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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