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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떠날 준비를...

[스크랩] 밥풀과 스튜어디스

드디어 9월 9일 난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가는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외국항공사 비행기는 타봤지만, 국내항공사 비행기는 처음이었다. 서비스도 기대되고 무엇보다 외국항공기를 타고 승무원의 서비스를 받으려면 머릿속에서 한번 굴려서 내보내야 하는 언어의 부담감, 그러나 국내항공기는 그럴 염려가 없다는 것으로 편안한 맘으로 항공기에 올랐다. 비행기에 들어설 때부터 편안하게 들리는 모국어..음 좋아..그래 이렇게 여행은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하는거야....여승무원들의 뾰족한 찌를듯한 스카프를 보면서..음..이 항공사의 스튜어디스였군. 하면서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한 뒷 창가의 조용한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세련되고 멋진 여승무원들이 부지런히 여객기 통로를 오가면서 승객들의 짐정리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음 멋지다..많은 여성들의 꿈, 하늘을 나는 스튜어디스..어쩌면 저리도 이쁘고 상냥하고 쭉쭉빵빵이지..눈이 마주치는 승객들에게 친절하게 눈인사하고, 뭐 필요하신 것 없으십니까? 라고 내게도 묻는다.

음료서비스 후 기내 식사, 기내식사가 정리되고 스튜어디스 언니들이 몇 개의 서류를 건네주면서 착륙하기 전에 작성하라고 말했다. 그 중 하나가 캄보디아 입국서류였다. 캄보디아에 있는 친구가 메신져에서 몇 번이나 사진 한 장 꼭 준비해야 한다고 입국서류에 사진 붙이지 않으면 입국하기 힘들다고..해서 난 사진 여러 장을 준비해서, 그 중 한 장을 붙이기 위해 꺼냈다. 아..그런데, 풀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었다. 여객기 통로를 열심히 오가던 스튜어디스 중에 내게 가장 많은 서비스를 해주었던, 키가 크고 눈이 크고 머리가 단정한..하긴 모든 스튜어디스들의 외모가 다 그렇지만, 하여튼 이름은 모르겠다. 그 스튜어디스언니가 마침 지나가길래 사진을 붙여야 하는데, 혹 풀이 있으면 가져다 달라고 말을 전했다. 자기에겐 없고, 혹시 다른 승무원이 가지고 있으면 가져오겠다고 하고 몇분 후에 다시 돌아왔다. 많이 미안해 하는 표정으로 역시 비행기 안에 풀이 없단다. 그러면서 그 세련되고 멋진 스튜어디스 언니의 입에서 내가 전혀 생각지 못한 스튜어디스의 세련됨과는 어울리지 않는 제안이 나왔다. “저~ 혹시 그럼 밥풀이라도..가져다 드릴까요?” 난..한마디로 “띠웅!!”이었다. 그 스튜어디스언니의 순간적인 재치가 놀라웠다. 나는 그거라도 달라고 했고, 잠시 후 그 세련미 극치의 스튜어디가 밥풀 한덩이와 옆에 다소곳이 휴지를 접어서 물까지 뭍혀 가지고 와서 혹시 손에 묻을까봐 휴지에 물 뭍혀서 가져왔다고 설명을 했다. 그 스튜어디스언니의 인간적인 따뜻한 모습에 감동받았다. 받은 밥풀을 가지고 사진을 붙였다. 가져온 밥풀은 한덩이였는데, 내가 사용한 것은 딱 밥풀 한개였다. 상황이 재미있어서 옆의 미국아저씨에게 짧은 영어와 상황을 보여주니, 그 미국아저씨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내리면서 그 스튜어디스언니에게 다시 고맙다고 전하고 싶었는데, 보이질 않았다. 내려서 친구에게 그 상황을 이야기 했더니 하는 말 “언니, 그거 붙이지 않고 그냥 내도 되거든....”이라고 말했다.

출처 : 맑은샘의 플래닛입니다.
글쓴이 : 맑은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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